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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

한국 도시계획에서 1인 가구를 반영한 설계 사례

한국 사회에서 1인 가구는 이제 특수한 집단이 아닌, 가장 보편적인 생활 형태로 자리 잡았습니다. 그동안의 도시계획은 대부분 다인 가구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었기 때문에, 1인 가구가 겪는 생활 불편과 사회적 단절 문제는 점차 심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민간 부문에서는 1인 가구의 삶을 고려한 다양한 도시 설계 프로젝트를 시도하고 있으며, 일부는 실제 건설 및 운영까지 이어져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한국에서 1인 가구를 반영해 실행된 주요 도시 설계 사례들을 중심으로, 어떤 공간들이 어떻게 변화했는지, 그 결과는 무엇이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인 가구를 반영한 설계 사례
1인 가구를 반영한 설계 사례

서울시 ‘역세권 청년주택’ 사업 – 청년 1인 가구 맞춤형 도시 전략

서울시는 2016년부터 ‘역세권 청년주택’이라는 이름으로 청년 1인 가구를 위한 주거 안정 사업을 본격화하였습니다. 이 사업은 대중교통 접근성이 뛰어난 역세권 부지에 공공 및 민간이 협력하여 소형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대상자는 주로 취업 준비생, 사회 초년생, 대학생 등 경제적 자립을 준비 중인 청년층이었으며, 전용면적 15~30㎡ 수준의 소형 평형을 중심으로 설계되었습니다.

 

도시 설계 측면에서는 기존의 일반 주거시설과는 다른 형태가 적용되었습니다. 개인 공간은 작지만, 공유주방, 공유세탁실, 북카페, 코워킹스페이스(공유 업무 공간) 등 공용 공간을 강화함으로써 실면적의 한계를 보완하였습니다. 이 구조는 단순한 공간 절약을 넘어 1인 가구의 사회적 고립을 완화하고, 생활 밀착형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서울시의 역세권 청년주택은 도시 내 유휴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함과 동시에, 도심 내 주거의 기회를 넓히는 데 있어 매우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또한, 공공과 민간이 협력하여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을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도시계획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성남시 ‘청년 희망 타운’ – 직주근접과 커뮤니티 중심 설계

경기도 성남시는 1인 가구 증가와 청년층의 주거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청년 희망 타운’ 프로젝트를 추진하였습니다. 해당 사업은 판교 제2테크노밸리 인근에 조성되었으며, IT·바이오 등 첨단 산업 종사자들을 위한 주거 환경 구축을 목표로 하였습니다. 설계 초기 단계부터 ‘직주근접’이라는 개념이 반영되었으며, 이는 1인 가구가 긴 출퇴근 시간을 줄이고 생활 효율성을 높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핵심 전략이었습니다.

 

청년 희망 타운 내 주거 공간은 소형 평형 위주로 구성되었으며, 스마트 홈 기술이 접목된 것이 특징입니다. 실내조명, 냉난방, 보안 시스템 등이 IoT 기반으로 통합되어 있으며, 이는 1인 거주자의 생활 편의성을 대폭 향상시키는 요소로 작용했습니다. 더불어 단지 내에는 창업 지원센터, 커뮤니티 키친, 체력단련실, 상담실 등이 함께 조성되어 있으며, 이는 단순한 주거 공간을 넘어 청년의 성장과 소통이 가능한 복합 공간의 기능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해당 사례는 도시 계획이 단순히 공간 배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질과 경제 활동까지 고려한 종합적 설계가 되어야 함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부산시 ‘스마트빌리지’ – 고령 1인 가구를 위한 디지털 도시 실험

부산시는 1인 가구 중 고령층을 위한 도시 설계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2020년부터 ‘스마트빌리지’ 프로젝트를 추진하였습니다. 이 사업은 해운대구와 금정구 일대를 중심으로 시작되었으며, 고령 1인 가구가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스마트 기반 도시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핵심 목표였습니다.

 

주거 공간은 barrier-free 구조로 설계되어 휠체어나 보행기 사용이 용이하도록 구성되었으며, 실시간 건강 모니터링 센서, 낙상 감지 시스템, 음성 기반 조명 제어 등 다양한 스마트 기술이 도입되었습니다. 고령 1인 가구는 디지털 기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기 때문에, 스마트빌리지는 단순한 기술 중심이 아닌 사용자 중심 UX 설계를 강조하였습니다. 또한 커뮤니티 기능 강화를 위해 마을 단위의 작은 문화공간, 북카페, 정원, 산책로 등을 도입하였으며, 공공 돌봄 인프라와 연계된 구조로 설계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스마트 도시를 넘어, ‘살아가는 데 불편이 없는 도시’, 즉 생활 중심의 미래형 도시 모델을 시도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부산 스마트빌리지는 향후 전국적인 고령 사회를 대비한 실증적 모델로서도 중요한 의의를 가집니다.

대구광역시 ‘1인 가구 지원형 주거복합단지’ – 복합 커뮤니티 중심의 실험

대구시는 중구·북구 지역을 중심으로 1인 가구의 주거 안정과 지역 상권 활성화를 동시에 겨냥한 ‘1인 가구 지원형 주거복합단지’를 조성 중입니다. 이 단지는 단순한 소형 주택이 아니라, 지역 커뮤니티 기능과 연결된 복합 공간으로 설계된 점에서 차별화됩니다. 1층~2층은 지역 주민이 활용할 수 있는 마을 카페, 공방, 도시 텃밭, 작은 도서관 등으로 구성되고, 상층부는 전용면적 20㎡ 내외의 소형 평형 임대주택으로 설계됩니다. 이 공간은 공공 임대주택이지만 민간 운영 주체가 공동체 프로그램을 기획·운영할 수 있도록 구조화되어 있어, 지역 내 1인 가구가 자연스럽게 지역 사회와 연결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또한 입주 대상은 청년뿐 아니라 중장년, 노년층 1인 가구까지 포괄함으로써 세대 통합형 주거 커뮤니티를 지향합니다.

 

도시 설계 측면에서도 기존의 폐쇄적 단지 구조가 아닌, 열린 골목형 구조를 적용하여 주민 간 자연스러운 교류가 일어나도록 유도하고 있는데요, 이는 주거 공간이 지역 활성화의 거점으로 작용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향후 지방 도시 도시계획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1인 가구를 반영한 한국의 설계 사례 정리

한국의 도시계획은 빠르게 변화하는 인구 구조와 사회적 흐름을 반영하여 점차 1인 가구 중심의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서울, 성남, 부산, 대구 등 각 지역에서 추진되고 있는 사례들은 각기 다른 대상과 목적을 지니고 있으면서도, 공통적으로는 ‘공간의 소형화’, ‘기능의 융합’, ‘커뮤니티의 회복’, ‘기술의 활용’이라는 네 가지 키워드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도시 설계를 더 이상 물리적 배치에 국한하지 않고, 사람 중심, 삶 중심으로 재편해야 함을 시사합니다. 앞으로 미래의 도시계획은 단지 개발의 논리를 넘어서, 다양한 형태의 1인 가구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존중받으며 살아갈 수 있는 포용적 도시를 지향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사례들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며, 지속 가능한 도시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