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1인 가구를 고려한 도시형 셰어하우스의 정책화 가능성과 운영 모델

nijoe 2025. 8. 2. 15:52

도시화가 가속화되는 현대 사회에서 주거 문제는 더 이상 특정 계층의 고민이 아니라 전 국민적인 이슈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특히 1인 가구의 급증은 도심 내 주거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도시 내 새로운 주거 형태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고 있으며, 그중 ‘셰어하우스’는 단순한 임대주택을 넘어 ‘라이프스타일 기반 주거 플랫폼’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셰어하우스는 주거비 절감과 공동체적 가치 회복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주목 받고 있으며, 청년층과 신혼부부, 사회초년생뿐만 아니라 중장년 1인 가구에게도 합리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도시재생센터 등 여러 공공기관에서는 셰어하우스를 ‘도시형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한 실험적 모델’로 평가하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 제도화 및 정책화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이번 게시물에서는 1인 가구의 생활 특성과 수요를 바탕으로, 도시형 셰어하우스가 정책으로 실현될 수 있는 가능성과 운영 모델의 구체적 방향에 대해 분석해보겠습니다.

 

1인 가구와 셰어하우스

 

셰어하우스의 정의와 국내외 도입 배경

셰어하우스란 일반적으로 여러 명의 입주자가 침실은 개별적으로 사용하되, 거실, 주방, 욕실 등의 공용 공간을 공유하는 형태의 주거를 말합니다.

 

일본, 미국, 유럽 등에서는 이미 2010년대 초반부터 주거 문제의 대안으로 널리 퍼져 있으며, 고령화와 1인 가구 증가라는 구조적 변화 속에서 경제성과 사회적 연결을 동시에 추구할 수 있는 모델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한국에서는 2013년 이후 민간 중심으로 셰어하우스 시장이 형성되었고, 최근에는 공공부문과의 협력 가능성에 대한 논의도 점차 확대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셰어하우스’는 명확한 법적 정의나 운영 기준이 부재한 상황이며, 건축법, 주택법, 임대차 보호법 등 기존 제도와의 충돌로 인해 제도화가 지연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셰어하우스는 단순한 ‘하숙’ 또는 ‘기숙사형 주택’과는 다른 구조와 철학을 지니고 있으며, 이 때문에 정책화에 앞서 해당 주거 모델에 대한 사회적 이해와 제도적 틀 마련이 필요합니다.

 

1인 가구의 니즈를 반영한 셰어하우스 수요 분석

1인 가구는 주거비 부담이 크고, 동시에 고립감이나 외로움 등의 심리적 문제도 경험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도시의 경우 소득 대비 주거비가 차지하는 비율이 높기 때문에, 합리적인 비용으로 안정적인 주거 환경을 확보하려는 수요가 꾸준히 존재합니다.

 

이에 따라 셰어하우스는 비용 절감 효과뿐 아니라 ‘선택적 공동체’ 형성을 통해 심리적 안정감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1인 가구의 특성과 잘 맞아떨어집니다. 실제로 국내 대형 셰어하우스 브랜드 운영사들의 자료에 따르면, 입주자 중 80% 이상이 1인 가구이며, 이들 중 다수가 ‘혼자 살기에는 외롭고, 하지만 너무 깊은 관계는 부담스럽다’는 이유로 셰어하우스를 선택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이는 셰어하우스가 단순한 경제적 선택이 아니라, 정서적·사회적 가치까지 고려한 주거 형태로 진화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수요는 향후 도시형 셰어하우스를 제도화하고 정책으로 도입할 때 중요한 참고 지표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도시형 셰어하우스 정책화의 현실적 가능성과 과제

도시형 셰어하우스를 제도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명확한 정의와 기준이 필요합니다. 현재 셰어하우스는 건축법상 ‘다중이용시설’로 분류될 가능성이 있어, 실제로는 다가구주택 또는 오피스텔로 편법 운영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는 화재 안전, 층간소음, 임대차 분쟁 등 다양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으며, 이러한 이슈는 셰어하우스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저하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따라서 도시형 셰어하우스를 정책화하려면 첫째, 주거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기준 마련, 둘째, 운영 주체(공공 또는 민간)의 역할 정의, 셋째, 입주자 보호 장치의 법제화가 필수적입니다. 일본의 경우, ‘셰어하우스 전용 주택’이라는 별도의 건축 기준을 마련하여 일정 수준 이상의 안전 및 위생 기준을 만족시킬 경우 정부의 인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에서도 시사점이 큽니다. 서울시의 경우 2022년부터 시범적으로 ‘공공 셰어하우스’ 모델을 운영 중이며, 이를 통해 다양한 운영 방식과 수요 대응 전략이 검토되고 있습니다.

 

지속 가능한 운영 모델: 공공-민간 혼합형 구조의 가능성

셰어하우스의 지속 가능한 운영을 위해서는 단순한 임대 수익 구조에서 벗어난 ‘복합 가치 모델’이 요구됩니다. 공공기관과 민간사업자가 협력하여 개발 및 운영을 공동으로 수행하는 ‘공공-민간 혼합형 모델’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이 모델에서는 공공이 토지나 건물을 제공하고, 민간은 기획과 운영을 맡는 방식으로 서로의 장점을 살릴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SH공사와 민간 셰어하우스 운영사가 협력하여 ‘청년형 셰어하우스’를 공급하고, 입주자에게는 거주 기간 중 커뮤니티 프로그램, 직무 교육, 정서적 돌봄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형태가 가능합니다. 또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점에서 셰어하우스를 사회적 기업 또는 사회적 주택의 일환으로 재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단순히 저렴한 주거 제공을 넘어, 지역 기반 커뮤니티 활성화, 사회적 취약계층의 주거 안정 기여 등 다양한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셰어하우스는 1인가구와 미래 도시 주거의 전략적 선택지입니다.

도시형 셰어하우스는 1인 가구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단순한 거주 공간이 아닌, 삶의 질을 높여주는 플랫폼으로 기능할 수 있습니다. 경제성과 공동체성, 유연성과 안정성을 모두 갖춘 셰어하우스는 도시 내 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매우 전략적인 대안이며, 이를 정책화하고 제도화하는 것은 더 이상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수 과제로 보아야 합니다. 물론 현실적인 제도적 장벽과 운영상의 과제가 존재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상상력과 행정적 유연성이 결합다면 셰어하우스는 한국 도시 주거문화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습니다.

 

1인 가구의 증가가 도시의 위기라면, 셰어하우스는 그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키(Key)입니다. 본 글이 제안한 구조와 방향이 앞으로의 도시 주거 정책 수립에 작지만 의미 있는 참고 자료가 되기를 바랍니다.